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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황톳길

배디링 2017. 9. 16. 23:40

[대전 대덕구] 계족산 황톳길, 맨발의 힐링여행

  • 지역 : 충청권
  • 조회 : 1015
  • 작성일 : 2016-05-23

그러운 녹음이 그 색을 짙게 단장해가는 계절, 5월. 일상의 피로에 찌든 청춘들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자연은 청록빛을 가득 머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기만 해도 상쾌해지는 청록빛 녹음을 바라보고, 발아래로는 뼈 속까지 저미는 황톳길의 시원함을 느끼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일상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우리나라의 중간 지점,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대전에 바로 이와 같은 산림욕 명소가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안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자연 속에서의 일탈을 꿈꾸며 배낭에 간단한 요깃거리를 챙겨 대전복합터미널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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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에서 뽑은 5월에 꼭 가봐야 할 곳,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은 2006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약 10년간 '계족산 맨발축제'를 진행하면서 유명세를 치른 황톳길이 있는 장소다. 따사로운 햇살을 기분 좋게 막아주는 울창한 우림 아래로 촉촉이 젖은 황톳길. 이 길을 맨발로 걷노라면 일상의 피로가 쫀득한 진흙에 붙어 떨어지는 기분. 실제로 계족산 산책로 부근에 세워진 팻말 하나가 맨발 걷기의 효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피로 회복, 혈액순환 개선, 소화 기능 개선, 기억력 향상, 두통 해소 등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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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 산림욕장에서부터 시작하는 황톳길 걷기. 삼삼오오 짝 지어져 입구에 놓인 운동화들이 앙증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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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산책로는 황톳길 반절, 일반 등산로 반절.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황톳길 시작 부근에 놓인 운동화들을 보며 잠깐 고민에 빠진다.

'운동화를 두 손에 들고 가야 하나? 이들처럼 놓고 맨발로 다녀와야 하나?'
맨발로 황톳길만 즐기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분들이라면 운동화를 두고 가도 좋다. 그러나 황톳길 중간중간마다 세족장이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중도에 발을 씻고 계족산성까지 등산을 즐기고자 한다면 신발을 챙겨 가는 편이 좋다. 이때 발을 닦을 수건과 신발을 담을 봉지를 챙겨 계족산을 방문한다면 완벽한 준비를 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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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여름 햇살이 녹음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양손에 양말 꽂은 신발을 들고 감상하는 향토길. 맨발로 점토 반죽을 하듯 조물조물 황톳길을 밟으며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을 다 뒤덮을 정도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한 줄기 햇살만을 허락한 채 바람에 살랑댄다. 황톳길을 호젓이 거닐어보는 산책로로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공간이지만, 이처럼 울창한 산림을 감상할 수 있는 등산로의 매력도 갖추고 있는 계족산. 높이 423.6m의 친근함을 갖춘 이 산은, 산세가 거칠지 않고 완만하여 대전 시민들을 비롯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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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속까지 스며드는 짜릿한 냉수로 세족식을 마치면 발의 피로가 싹 씻겨내려간 기분


장동 산림욕장 입구부터 맨발로 황톳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찾아온 한여름 무더위에 송골송골 맺혔던 이마 위 땀방울은 어느새 종적을 감추고 시원한 산공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된다. 필자는 그 시점에 발을 씻고 다시 등산로를 따라 계족산성으로 향했다. 세족시설이 산책로 중간중간마다 잘 관리된 상태로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발을 씻는 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냉수로 발을 깨끗이 씻어낸 후 닦을 수건을 챙겨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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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성까지 이어진 편안한 등산로. 도심 속 휴양지답다.


평소 산행을 즐기지 않는 이들도 황톳길 방문했다가 손쉽게 오를 수 있는 계족산. 특히 이 산행을 돕는 일등공신이 바로 나무계단과 등산로이다. 계족산성에 오르는 계단 바로 직전까지 설치되어 있는 이 시설은, 상쾌한 녹음에 둘러싸여 힐링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등산의 부담을 대폭 줄여준다. 장동 산림욕장 입구부터 중간 공터까지 황톳길을 충분히 즐긴 분들은 녹음에 둘러싸일 수 있는 나무계단 산책로를 이용해 또 다른 분위기의 계족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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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계족산성으로 향하는 길목. 지난 주말 성대하게 개최되었던 계족산 맨발축제의 푯말이 남아 있다. 계족산 맨발 축제는 대전의 지역 기업인 맥키스 컴퍼니(선양의 새 이름)가 주최하고 관리하는 축제로, 올해 10회를 맞이했다(2016년 5월 14일~15일 성황리에 종료). 수많은 사람들이 해발 200M~300M에서 13km 코스의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진풍경을 이 축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축제가 끝났다고 실망은 금물! 매주 금요일마다 황톳길의 보수 점검이 정기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축제의 일환이었던 맥키스 오페라의 '뻔뻔(FUNFUN)한 클래식' 공연이 주말 오후 3시마다 계족산성 가는 공터에서 무료로 열린다. (10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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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의 정상을 지키는 계족산성


700M 남짓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계족산성. 이번 등산에서 유일하게 숨을 헐떡거렸던 마의 700M 구간이었다. 현재 계단 보수 공사가 한창이라 조금 위험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2016년 6월 18일 완공 예정. 현재도 계단 이용은 가능하지만 계단의 난간이 미설치되어 있어 위험할 수 있다.)
헐떡거렸던 고생도 잠시. 곧이어 탁 트인 대전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계족산성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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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성에서 즐길 수 있는 대전시 전경(좌)과 대청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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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대가 있는 남문터로 향하는 길

계족산성 최정상에 올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대청호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다른 등산로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만일 계족산을 '등산'하고자 한다면 계족산성을 중심으로 총 8개의 등산로 중 원하는 코스를 정할 수 있다. 필자가 여유로이 즐긴 장동 산림욕장 - 계족산성 코스는 약 2.8km의 평이한 등산코스. 계족산성에 빠르게 오르고 싶은 분들은 장동 산림욕장에서 시작하는 5구간 또는 산디마을에서 시작하는 6구간을 이용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황토길을 즐기며 피로를 풀고 싶다면 등산할 때 혹은 하산할 때 장동 산림욕장을 거치는 5구간을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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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민들의 힐링을 책임지는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 맨발 축제가 끝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전 시민들이 찾는 계족산. 그 모습을 보며 과연 계족산이 대전 시민들의 힐링을 위한 공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족산 연례 가장 큰 행사인 맨발걷기축제와 마사이 마라톤 대회(황톳길 13km를 맨발로 달리는 이색 마라톤 대회)가 5월 중순 이미 막을 내렸지만, 매년 여름 개장하는 '숲속 물놀이장'과 '숲속의 문고'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자연에서 치유를 받고자 하는 청춘들을 편히 불러 모을 수 있는 매력 포인트. 올 여름, 보고 느낄 수 있는 계족산의 시원함 속으로 피서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여행 정보

주소| 대전 대덕구 장동 산59번지 계족산 황톳길

(코스 : 장동산림욕장 관리 사무소 ~ 임도삼거리 ~ 절고개 ~ 이현동갈림길 ~ 장동산림욕장 관리사무소)
교통| 대전역 / 복합터미널 출발 기준) 급행 2번 -> 와동현대아파트 정류장 하차 -> 74번 버스 -> 장동산림욕장 정류장 하차
* 74번 버스는 배차 간격이 30분 이상이기 때문에 등산 전에 정류장에 적혀 있는 버스 시간표 확인 후, 하산 시간을 정해두자!
문의| 042) 623 - 9909 (장동산림욕장 관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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