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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KBS `침묵의 강`에 극찬 쇄도, "유럽에서 준설은 불법"

배디링 2011. 9. 2. 14:15

"오늘만은 KBS시청료가 아깝지 않았다"

KBS '침묵의 강'에 극찬 쇄도, "유럽에서 준설은 불법"

2011-08-18 09:23:04
1주일 전 KBS 환경스페셜이 4대강 문제를 다룬 첫번째 '모래강의 신비'를 방영했을 때 일부 시청자들은 "오늘 하루만은 시청료가 아깝지 않았다"는 글들을 올렸다. 17일 밤 방영된 두번째 '침묵의 강'(권혁만 PD)은 더 많은 시청자들이 폭발적으로 동일한 극찬을 했다.

방송 직후인 17일 밤부터 스페셜 게시판에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격려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보는 내내 인간의 욕심에 의해서 떼죽음 당하는 생명들을 보면서 마음 아팠고 우리의 무지가 새삼 부끄러웠습니다. 오랜 기간 찍느라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제작진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했고, 다른 시청자는 "이미 완공이 됐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그래도 진실은 알아야죠. 좋은 방송이었습니다"라고 칭찬했다.

한 시청자는 "이런 방송을 다시 만든다면 제 사재를 털어서라도 지원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극찬했고, 다른 시청자는 "살아있는 강을 죽은 호수로 전락시켜 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 참으로 기가 막히고 코가막힐 일입니다. 자연 미인을 성형수술 시키는 거와 진배 없어요"라고 4대강 공사에 울분을 토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도 트위터에 "지난밤 환경스패셜 <침묵의 강>편. 4대강의 폭력과 사라지는 생명들에게 참 죄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며 "사측의 집요한 영상,원고수정 압력이 있을만큼 가슴아픈 내용이 많았다"고 4대강 파괴에 아픔을 토로했다.

시청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지난해 10월 말에서 지난 6월 초까지 장장 200여 일 동안 환경스페셜 카메라가 담아낸 강의 모습은 지금 4대강 공사가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두루미들의 낙원으로 불리던 해평습지. 해마다 10월 하순에서 11월까지 낙동강 해평습지의 하늘은 3천여 마리 두루미들로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준설공사가 진행된 지난해 가을과 겨울, 해평습지를 찾은 두루미 수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쇠기러기들의 쉼터인 모래톱은 파헤쳐졌고,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던 들판마저 강에서 퍼 올린 모래들로 메워졌다. 수년간 낙동강의 해평습지 어디서도 발견된 적 없던 천연기념물 황새 한 쌍이 이곳을 찾았지만 공사는 멈추지 않고 진행됐다.

남한강 여주의 준설공사장에선 천 마리가 넘는 산란기의 누치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낙동강 합천보 인근에선 멸종위기 1급 보호종인 귀이빨대칭이들이 집단 폐사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과정에서 죽어간 그 생명들은 역설적으로 강이 살아있었음을 증명하는 존재들이었다.

4대강 공사로 집단폐사한 물고기들. ⓒ환경스페셜 ◀ 4대강 공사로 집단폐사한 물고기들. ⓒ환경스페셜

경북 예천, 낙동강 인근의 마을에서 양어장을 운영해온 주민들은 폐업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1년 전 낙동강 본류의 준설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양어장 물고기를 습격하는 '도둑들'이 출몰한다는 것이다. 밤이 되자 유유히 양어장에 나타나 물고기를 잡아먹는 도둑들은 다름아닌 천연기념물인 수달들이다. 낙동강 준설공사로 강에서 먹이가 사라지자 수달이 양어장을 습격하기 시작한 것.

최근 수년간 국립환경과학원이 낙동강 본류에서 조사한 물고기는 적어도 30~40종. 그러나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올해는 어떨까? 지난 6월, 낙동강 8개 지점의 어류생태 모니터링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난해에도 조사 지점이었던 준설구간 5곳에선 1년 사이 어류의 종수와 개체수 모두 절반 이상 줄었고, 그나마 준설구간이 아닌 지천 등 3곳에서만 흰수마자(멸종위기1급) 같은 낙동강 대표어종이 한두 마리씩 발견됐다. 보 건설과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고 유속이 느려진 상태에서는 흰수마자, 모래무지, 꺽지와 쉬리 등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들이 사라지고, 붕어, 잉어, 납자루, 가물치처럼 고인 물을 좋아하는 어종만 살아남은 것.

전문가들은 보 건설로 강물이 흘러가는 속도가 크게 늦어지면서 강 전체가 호소로 변하며 환경재앙이 더 폭발적으로 진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되는 16개 보 중 8개가 집중적으로 건설되는 낙동강의 경우, 이들 8개의 보 때문에 안동댐에서 낙동강 하구까지 강물이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10배 이상 길어진다. 그 결과 낙동강은 8개의 낙동 호소로 변하면서 보에 갇힌 물에선 녹조현상 등 부영양화가 발생할 우려도 커진다.

KBS는 폭우때 호국의 다리가 붕괴하는 등, 곳곳에서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역행침식'도 다뤘다. 역행침식이란 준설작업으로 본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지천과의 낙차가 커져 발생하는 현상. KBS는 특히 '해외 취재'를 통해 4대강 준설과 보가 몰고올 재앙을 충격적으로 고발했다.

지난 폭우때 붕괴된 경북 왜관의 호국의 다리. 정부는 다리가 낡아 붕괴된 것이라며, 역행침식에 따른 붕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런데 2001년 포르투갈 두로강에서도 다리가 붕괴돼 70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포르투갈 정부도 우리 정부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낡고 비가 많이 왔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결국 수년후 그 참사의 원인은 다리 상류의 보 건설과 하류의 준설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버클리대의 컨돌프 교수는 "보나 댐으로 막힌 상류에서 흘러오는 퇴적물 부족과 하류의 모래 준설로 인한 역행침식이 결합해 두로강 다리가 붕괴된 것"이라 진단한다.

이런 위험 때문에 유럽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법적으로 준설을 불법행위로 규정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그후 미국도 하천에서의 골재 채굴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국제적 불법 행위'인 준설이 전국적 규모로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의 벤치마킹 모델로 내세운 독일에서는 운하가 몰고온 재앙을 치유하기 위해 엄청난 재원을 쏟아붓고 있었다.

라인강을 비롯한 독일의 강에선 준설과는 정반대의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엄청난 양의 모래자갈을 배로 실어날라 강물 속에 다시 넣어 ‘배고픈’ 강을 회복시키고 있었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역준설'을 하고 있는 것.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유럽 최대의 강 복원 사업으로 꼽히는 하펠강 재자연화 사업의 경우, 과거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강변의 콘크리트 제방을 제거하고, 사라진 옛 물길을 복원해 강변습지를 되살리고 있다. 현재 30km 가량의 콘크리트 제방을 제거했는데, 제방이 제거되면서 원래 모습을 되찾은 강변에는 각종 새와 동물이 돌아와 태초의 평화로운 모습을 재연하고 있었다.

관변기관에 종사하는 4대강 찬성론자들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의 위대한 치유력"을 내세워 4대강공사의 부작용은 곧 자연이 자연스럽게 치유할 것이라는 황당한 강변을 폈다. 하지만 '침묵의 강'은 소리없는 분노로 이들의 주장을 깔아뭉개며 재앙적 보복을 이미 시작했음을 KBS 환경스페셜은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김혜영 기자
출처 : 바보 노무현을 사랑하다
글쓴이 : 흐르는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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